2024년 구월동 행사는 나에게 꽤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정작 더 힘들었던 것은 행사 그 자체보다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내가 해온 일과 나의 의도를 믿어주지 않는 시선, 사실과는 다르게 나를 바라보는 말들, 그리고 때로는 시기와 질투처럼 느껴졌던 주변의 분위기까지.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
아무리 설명해도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있었고,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에게는 이미 나쁜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억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존심이 상했다.
공연과 행사를 만들면서 수많은 현장을 지나왔지만, 2024년 구월동에서 느꼈던 감정은 조금 달랐다. 단순히 하나의 행사가 기대만큼 잘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아니었다.
내가 해온 시간과 능력까지 함께 부정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때부터 마음속으로 한 가지를 정했던 것 같다.
말로 설명하지 말자.
결과로 보여주자.
그로부터 2년 뒤, 2026년 다시 구월동에서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행사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사람들은 어느 시간대에 가장 많이 움직일 것인지, 상인과 시민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것인지, 무대와 버스킹, 체험과 먹거리, 야간 분위기까지 하나하나 다시 생각했다.
단순히 행사를 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월동이라는 공간 자체가 하루 동안 하나의 축제가 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행사가 ‘9월에 9개의 달을 만나다’였다.
그리고 2026년의 구월동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뜨겁게 반응했다.
거리는 사람들로 채워졌고, 무대에는 관객이 몰렸으며, 상권과 공연, 야장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구월동 행사 가운데 가장 강한 현장 반응과 흥행을 만들어냈다고 느낄 만큼 의미 있는 결과였다.
그날 현장을 바라보면서 여러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기쁨도 있었지만,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2024년이었다.
그때 나를 의심하던 시선들.
나를 좋지 않게 바라보던 말들.
그리고 그 때문에 혼자 속으로 삼켜야 했던 수많은 감정들.
2026년의 성공은 나에게 단순한 흥행이 아니었다.
어쩌면 하나의 설욕전이었고,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나 자신에게 증명하는 대반전이었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
내가 걸어왔던 방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결국 현장은 결과로 이야기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2024년의 아픔이 없었다면 2026년의 성공도 지금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하지만, 나는 실패보다도 실패 이후의 시선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누군가 나를 믿어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믿어야 한다는 것.
평가는 말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바꾸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가장 좋은 반박은 결국 성공이라는 것.
2026년 구월동 행사가 나에게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날의 수많은 관객과 환호, 가득 찬 거리와 살아난 상권은 단순한 행사 성과가 아니었다.
2년 동안 마음 한편에 남아 있던 응어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보란 듯이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에는 오히려 그런 감정도 조금씩 사라졌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의 나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2024년의 나는 상처받았고,
2026년의 나는 그 상처 위에서 다시 무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무대는 내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나는 2026년의 구월동을 단순히 성공한 행사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곳은 내가 다시 나의 이름과 위치를 확인한 장소였고,
스스로의 가치를 다시 증명한 현장이었으며,
쓰라린 기억을 가장 뜨거운 성공으로 바꾼,
나에게는 하나의 대반전이었다.




